정유사 임원회의나 에너지 회의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숫자가 있다.
바로 EII(Energy Intensity Index) 다.
그런데 일반인이 보기에는 이상하다.
"EII가 80에서 79가 되면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단지 숫자 1 차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유공장에서는 이 1점이 연간 수십억 원, 많게는 수백억 원의 가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정유사들은 EII 1점은 물론이고 0.1점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오늘은 정유사들이 왜 EII에 집착하는지, 그리고 EII 1점이 실제로 얼마의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자.

EII는 무엇일까?
EII는 Energy Intensity Index의 약자다.
쉽게 말하면
"우리 정유공장이 같은 제품을 만드는 다른 정유공장과 비교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가?"
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EII = Actual Energy ÷ Standard Energy × 100
여기서
- Actual Energy : 실제 사용한 에너지
- Standard Energy : 세계 최고 수준의 정유공장이 같은 조건에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
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 Standard Energy = 100
- Actual Energy = 80
이면
EII는 80이 된다.
즉 숫자가 낮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좋은 공장이다.
정유사는 왜 EII를 중요하게 볼까?
정유사는 에너지 산업이지만 동시에 엄청난 에너지 소비 산업이기도 하다.
원유를 휘발유, 경유, 항공유, 석유화학 원료로 바꾸기 위해서는
- Fired Heater
- Steam Boiler
- Compressor
- Pump
- Cooling Tower
- Air Fin Cooler
등 수많은 설비가 24시간 가동된다.
대형 정유공장의 연간 에너지 비용은 수천억 원 규모에 달하기도 한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이 조금만 개선되어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EII 1점은 실제로 얼마의 가치가 있을까?
이제 가장 궁금한 부분이다.
EII 1점은 얼마의 가치가 있을까?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Standard Energy를 알아야 한다.
EII는 결국 Standard Energy 대비 Actual Energy 비율이다.
따라서
EII 1점 개선 = Standard Energy의 1% 절감
과 동일한 의미다.
간단한 계산을 해보자
예를 들어 어떤 정유공장의 Standard Energy가
300,000 MMBtu/day
라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EII 1점은
300,000 × 1%
= 3,000 MMBtu/day
에 해당한다.
이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3,000 × 365
= 1,095,000 MMBtu/year
이다.
돈으로 환산하면?
2025~2026년 기준 산업용 에너지 가격을 적용해보자.
1 MMBtu는 약 293 kWh에 해당한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170~200원/kWh로 가정하면
전기 기준 에너지 가치는
약 5~6만 원/MMBtu
수준이다.
반면 천연가스(LNG)는
약 2~3만 원/MMBtu
수준이다.
실제 정유공장은
- 전기
- 연료가스(Fuel Gas)
- 천연가스
- 스팀
을 함께 사용하므로 에너지 가치는 이 중간 수준인
약 3만 원/MMBtu
전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적용하면
1,095,000 MMBtu/year × 30,000원/MMBtu
= 약 328억 원/년
이 된다.
즉 Standard Energy가 300,000 MMBtu/day 규모인 정유공장에서는
EII 1점 개선이 연간 3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실제 금액은 공장 규모와 에너지 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EII 1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실제 돈이다.
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정유사는 EII 0.1점에도 집착한다
EII 1점이 수백억 원의 가치라면
EII 0.1점은 어떨까?
위 사례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33억 원 수준이다.
단지 숫자 0.1 차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십억 원의 생산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정유사에서는
- Heater 효율 개선
- Steam System 최적화
- Cooling Tower Fan 개선
- Compressor 전력 절감
- 폐열 회수
- AI 기반 운전 최적화
같은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세계 최고 정유사들은 왜 EII에 집착할까?
세계 최고 수준의 정유사들은 원유를 싸게 사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는다.
오히려
같은 원유를 사용하더라도 더 적은 에너지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
에 집중한다.
실제로 글로벌 정유업계에서는 Solomon Benchmark를 활용해 EII를 비교하고 있으며,
EII 개선은 생산성 향상, 탄소배출 저감,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까지 활용해 EII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확대되고 있다.
정유사의 진짜 경쟁력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많은 사람들은 정유사의 경쟁력이 유가나 정제마진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 Heater의 산소 농도 0.5% 개선
- Fan 효율 몇 % 향상
- Steam 손실 최소화
같은 작은 개선들이 모여 EII를 낮춘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연간 수십억 원, 수백억 원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정유사들은 오늘도 EII 1점, 아니 0.1점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숫자 뒤에 생각보다 훨씬 큰 돈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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